코끼리를 폭발시키는 방법 - 인생의 크기 2 | Kurzgesagt

🎁Amazon Prime 📖Kindle Unlimited 🎧Audible Plus 🎵Amazon Music Unlimited 🌿iHerb 💰Binance

비디오

대본

코끼리를 생쥐만큼 작게 만들고

생쥐를 코끼리만큼 크게 만들어 봅시다.

어차피 이건 저희 동영상이고, 이렇게 해보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거든요.

일단, 우리의 작은 코끼리는 어슬렁거리다가 쓰러져 죽어버립니다.

작은 코끼리의 몸은 아주 차가워져서, 몇 분 안에 얼어 죽을 것입니다.

우리의 거대한 생쥐는 잠시 동안 아주 불편해 보이다가,

뜨거운 생쥐 속살을 여기저기 뿌리면서 터져버릴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크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의 크기에 맞춰서 작동하도록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처참하게 죽을 수도 있죠.

그런데, 구체적으로 왜 그럴까요?

왜 쥐가 터져버리는 것이고,

노력하다 보면 코끼리도 이렇게 터뜨려버릴 수 있을까요?

지구의 생명체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포의 크기는 다양하긴 하지만,

모든 종에서 세포의 크기는 거의 비슷합니다.

흰긴수염고래는 벌새보다 더 큰 세포를 가진 게 아니라, 그냥 ‘많이’ 가지고 있는거죠.

세포들은 살아있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필요로 하죠.

이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 동물 세포는 음식과 산소를 이용할 수 있는 화학 에너지로 바꿉니다.

이 반응은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가 담당합니다.

작은 석탄 엔진과도 같은 이들은 조그마한 ATP라는 건전지를 뱉어내어,

세포가 하는 거의 모든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진짜 엔진처럼, 미토콘드리아는 작동하는 동안 매우 뜨거워집니다.

인간의 피부 세포의 경우에는 섭씨 50도에 육박하는 높은 온도로 작열합니다.

그리고 몇몇 세포들은 세포 속으로 열을 발산하는 미토콘드리아를 최대 2000개까지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많은 열을 발산하게 됩니다.

세포를 더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몸에서 더 많은 열을 발산합니다.

만약 우리 몸이 이 열을 방출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우리는 몸 안쪽부터 쪄 죽을 겁니다.

그러나 생명체가 커지면서 신체가 변화하는 방식 때문에, 이는 특히 매우 큰 동물들의 문제가 됩니다.

동물은 세 가지의 중요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길이), 피부로 덮힌 외부(표면),

그리고 장기와 뼈, 꿈과 희망 등으로 구성되는 내부이죠.

잘 이해되지 않는 사실 중 하나는,

어떤 물체가 커지면, 외부보다 내부가 더 빨리 커진다는 것입니다.

고깃덩어리로 된 정육면체를 생각해 봅시다.

모든 변의 길이를 두 배씩 늘리면,

정육면체의 표면적과 부피는 두 배가 되지 않습니다.

사실, 표면적은 원래 크기에 비해 4배 증가하고,

부피는 8배 증가하죠.

이것을 제곱-세제곱의 법칙(Square Cube Law)이라고 합니다.

수억 년동안 생명에게 걸리적거리는 법칙이죠.

그런데 이것이 왜 큰 동물들에게 문제가 될까요?

왜냐하면, 열은 물체의 표면을 통해서만 방출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쥐를 코끼리 크기로

혹은 60배 길이로 키운다면,

열을 방출할 수 있는 피부는 3,600배 증가하지만

부피는 216,000배 증가하게 되고,

몇조의 몇조(≒10^24) 개의 따끈따끈한 미토콘드리아로 채워져

더 많은 열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속살은 매우 많아졌지만, 피부는 그만큼 많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쥐는 매우 빠른 속도로 죽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코끼리처럼 큰 동물도 물론 존재합니다.

그러면 이들은 열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일단 이들은 에너지를 더 쉽게 배출하는 방법을 진화시켰습니다.

마치 거대하고 평평한 귀처럼, 열이 빠져나갈 수 있는 넓은 표면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걸로는 부족합니다.

자연의 해결책은 사실 매우 우아합니다.

코끼리 세포는 쥐 세포보다 훨씬 느립니다.

동물이 클수록 세포의 활성이 낮습니다.

개체질량 대비 물질대사 속도에 따라 동물을 분류한다면, 더욱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경험 법칙입니다.

코끼리는 몇조의 몇조 개의 조그만 석탄 오븐으로 채워진 거대한 고깃자루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이 오븐을 최대 출력이 아니라, 계속 작동시킬 수 있을 정도로만 유지합니다.

코끼리는 전반적인 물질대사 속도가 느립니다.

모든 것이 적당히, 느긋하게 움직입니다.

작은 동물들은 정반대의 방식을 취해야 합니다.

작은 동물은 그다지 많지 않은 부피에 비해 표면적이 넓습니다.

이들은 세포 오븐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고, 생산하는 열도 매우 빨리 손실됩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포유류들은 매우 극단적인 해결책을 생각해 냈습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포유동물, 에트루리아땃쥐(사비왜소땃쥐)를 소개합니다.

쥐보다는 고슴도치에 (유전적으로) 더 가까운, 두더지처럼 생긴 동물입니다.

몸 길이는 4센티미터이며, 무게는 종이 클립과 비슷한, 약 1.8그램밖에 되지 않습니다.

터무니없이 작은 생명체죠.

기본적으로 즉시 냉각되기 때문에, 세포는 따뜻하게 지내기 위해 과열 상태로 가동됩니다.

땃쥐의 작은 오븐은 최대 용량으로 채워집니다.

심장은 분당 최대 1,200번 뛰며, 분당 최대 800번 호흡합니다.

이로 인해 땃쥐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며, 끊임없이 먹이를 먹어야 합니다.

불과 4시간 동안 음식을 먹지 않아도 굶어 죽게 됩니다.

아프리카 코끼리가 매일 체중의 약 4%에 해당하는 음식을 먹는 데 비해,

우리의 땃쥐는 살아남기 위해서 하루에 체중의 200%에 해당하는 음식을 먹어야 합니다.

하루에 빅맥 2000개를, 즉 1분에 1개보다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처음엔 재밌겠지만, 곧 그렇지 않게 될 겁니다.

즉, 땃쥐는 코끼리보다 1cm³당 40배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합니다.

만약 코끼리의 세포가 갑자기 땃쥐만큼 활발해진다면,

미칠 듯한 열이 발생할 것입니다.

코끼리의 몸 안에 있는 모든 체액이 갑자기 끓기 시작하고,

곧 폭발하여, 불타면서 증기를 내뿜는 코끼리 살점으로 찢겨나가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할 것입니다.

실제로는 폭발이 일어나기 전에,

아마 우리의 코끼리 세포를 구성하는 단백질이 변성되어 열 생산을 멈출 것입니다.

물론 코끼리를 녹여서 거대하고 뜨거운 곤죽으로 만드는 것보다는 고기 폭파가 더 재미있겠죠.

어쨌든, 물질대사 속도의 변화는 어디서든지 일어납니다.

임산부처럼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도 말이죠.

어머니의 자궁 안에 있는 아기는 마치 어머니의 일부분인 것처럼 행동합니다.

아기의 세포는 물질대사 속도, 즉 생명의 속도가 어머니의 장기와 비슷합니다.

아기는 독립된 개체라기보다는 정말로 모체의 일부분인 것입니다.

적어도, 그렇지 않게 될 때까지는요.

아기가 태어나는 바로 그 순간, 스위치가 뒤집혀 모든 내부 과정이 급속도로 빨라집니다.

태어난 지 36시간이 지나면, 아기의 세포는 자신의 크기 정도의 포유동물과 동일한 활성을 나타냅니다.

아기들은 말 그대로 단 몇 시간 안에 모체의 기관으로부터 독립된 개체로 변화합니다.

하지만 크고 작은 동물들 모두에게서 비슷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심박수이죠.

포유류는 일생 동안의 총 심박수가 비슷한 경향성을 띱니다.

일반적으로 약 10억 회이죠.

따라서, 땃쥐와 코끼리는 매우 다르지만,

일생 동안 비슷한 심박수를 공유합니다.

이들은 삶의 속도가 정반대이지만, 어떤 측면에서 보면 똑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아무 이유 없이 코끼리를 터뜨려버리는 동영상으로서…

이 이상으로 낭만적인 엔딩을 생각할 수가 없네요.